기장시장 이야기

변함없는 정겨움, 난전 아지매와 아재들

기장시장 사람들 

시장 이곳저곳 즐비하게 늘어선 파라솔 아래 싱그러운 바다가 있습니다. 
해녀 닮은 기장 아지매들의 빨간 고무통엔 갓 건저올린 가지각색 싱싱한 해산물이 넘실거립니다. 
무뚝뚝한 아재들의 투박한 손으로 쓸어 담아주는 곡식들은 건강하고 정직한 흙 내음이 가득, 말하지 않아도 정이 가득. 그래서 기장시장 사람들에게선 바다 내음 흙 내음이 가득 풍겨납니다. 

우리나라 최초 회센터가 자리잡은 기장시장의 역사는 그 신선하고 싱싱함을 자랑합니다. 
새벽 5시에 문을 열어 준비하고 6시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기장시장 활어센터 사람들은 화장실 한번 제대로 갈 시간이 없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 전통 그대로 싱싱한 해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새벽 5시가 되면 기장 난전 파라솔 아래 아지매와 아재들의 기다림이 피어오릅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어두운 새벽 2시, 아지매들이 정성껏 손질한 납세미가 시장 옥상에서 말려지면 9시에는 하얀 속살을 자랑하며 고객의 품에 안기게 됩니다. 이것이 기장시장 사람들의 일상다반사 입니다.

조선후기 부산의 장터 중(읍내장, 부산장, 기장장, 독지장, 좌수영장, 하단장) 대표 장터였던 기장장. 그곳에는 이웃 각지를 돌며 행상을 전업으로 하는 이른바 보부상이 있어 큰 활약을 하였는데, 기장장의 경우는 부산인근의 어민과 농민이 직접 장에 나와 보다 신선하고 질 좋은 수확물들을 판매함으로서 그 품질에 대한 믿음이 높았으며 그러한 신뢰가 현재 기장시장의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옛 기장장의 그 후예들이 지금도 기장시장의 주인공들입니다. 

사시사철 사람 좋고 믿음직한 기장시장 사람들이 해풍처럼 숨 쉬는 곳. 기장시장입니다.